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심야 동물 장례 지도사 –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지키는 밤의 직업

by 반짝달육 2025. 5. 24.

“사람의 슬픔만큼, 동물의 이별도 존중받아야 하니까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 심야 동물 장례 지도사 –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지키는 밤의 직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심야 동물 장례 지도사 –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지키는 밤의 직업
심야 동물 장례 지도사 –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지키는 밤의 직업

전화는 보통 자정 무렵에 울립니다

“지금… 고양이가 방금 숨을 거뒀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하루가 끝나는 시간, 하지만 동물 장례 지도사 이정민 씨(가명)에겐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그는 서울 외곽의 한 24시간 동물 장례 서비스 업체에 근무하며, 심야 시간대에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책임지는 일을 하고 있다.

“사람 장례처럼 반려동물도 임종 후 바로 처리가 필요해요. 하지만 동물 장례식장은 대부분 저녁 6시면 닫거든요.
그래서 그 밤, 가족들은 더 막막해져요.”

그가 하는 일은 다음과 같다.

유족의 의뢰를 받아 출동

시신을 안전하게 이송

간단한 세정 및 염습

소규모 장례식 준비 및 화장 대행

유골함 인도 및 위로 상담

하루 평균 3~5건을 다니며, 심야에는 더 감정이 격해진 보호자들을 상대해야 한다.
“하루 종일 아무렇지 않다가, 막상 고양이를 떠나보내려는 순간 오열하는 분들도 많아요.
그때는 저도 같이 울어요. 저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니까요.”

 

개 한 마리의 죽음도, 가족의 장례입니다

심야 동물 장례 지도사라는 직업은 아직 낯설지만, 그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도시에서 1인 가구와 고령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반려동물이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가족 그 자체가 된 지금,
그들의 죽음을 ‘단순 폐기물’처럼 다룬다면, 보호자의 상처는 더 깊어진다.

“불법업체는 여전히 많아요.
동물의 사체를 모아서 함께 태우고, 유골함을 나눠주는 척하는 업체도 있어요.”

이정민 씨는 가능한 한 모든 절차를 투명하고 정중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한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존엄’이다.

“사람은 죽으면 화장 전에 염습을 하잖아요.
반려동물도 마찬가지예요. 마지막으로 털을 빗어주고, 발을 닦아주고, 입가에 묻은 사료를 정리해줘요.
그걸 보는 보호자들은, ‘이제 보내도 되겠다’는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죠.”

그는 장례 전에 작은 편지나 장난감을 함께 보내는 것도 적극 권장한다.
심리적 작별을 도와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조용히 떠나는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

동물 장례 지도사에게 이 일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다.
밤의 위로자로서, 그는 매번 한 생명을 떠나보내는 가족의 마음을 감당해야 한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어요.
너무 많은 이별을 짧은 시간 안에 경험하니까, 제 감정도 무뎌질 줄 알았거든요.
근데 매번 새로운 아이, 새로운 가족 이야기가 나오니까 절대 익숙해지지 않더라고요.”

그가 기억하는 장면 하나.
20살 된 말티즈 ‘몽실이’를 떠나보낸 노부부가, 장례를 마친 뒤 유골함을 꼭 끌어안고 말했다.

“이제 우리도 안 무서워. 몽실이가 먼저 가서 기다릴 테니까.”

그 말을 들은 이정민 씨는 며칠간 감정이 가라앉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이별을 덜 아프게 만드는 일이기를 바란다.

“사람의 장례처럼 복잡한 절차도, 대단한 규모도 없어요.
하지만 그 밤, 제가 하는 작은 손길이 누군가에겐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은, 그들을 사랑한 사람에게 또 다른 삶의 단절이다.

심야 동물 장례 지도사는 그 슬픔을 가장 먼저, 가장 가까이에서 껴안는 존재다.

아무도 몰라도, 그들은 조용히 말한다.
“이 아이의 이름은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