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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블랙박스 분석가 – 추락의 진실을 20초 안에서 찾는 직업 “비행이 끝나도, 기록은 진실을 말한다” 오늘은 ' 항공기 블랙박스 분석가 – 추락의 진실을 20초 안에서 찾는 직업'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그 순간’을 복원하는 사람들비행기가 추락하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블랙박스를 찾으라고 외친다.하지만 블랙박스는 단순히 ‘검은 상자’가 아니다. 그것은 수백 개의 센서 데이터, 조종사의 음성 기록, 엔진 상태, 고도 변화, 조작 흐름이 담긴 거대한 증언의 집합체다.그리고 그 복잡한 정보를 해석해 사고의 진실을 복원하는 전문가가 있다. 바로 항공기 블랙박스 분석가다.나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산하 항공사고조사위원회에서 근무 중인 김도영 선임 분석관(가명)을 만났다. 그는 지금까지 40여 건의 항공사고, 준사고 분석에 참여했으며, 20초의 기록을 분석하기 위해 수개월.. 2025. 5. 23.
아로마테라피스트 for 동물병원 – 향기로 진료하는 수의 보조 전문가 "사람보다 더 예민한 코, 개와 고양이를 위한 힐링 처방전" 동물병원 안에 향기전문가가 있다고요?“병원만 가면 온몸을 떨고 짖는 강아지, 진료대만 올라가면 도망치려는 고양이. 그들의 공포를 향기로 풀어주는 사람이 바로 저희예요.” 오늘은 ' 아로마테라피스트 for 동물병원 – 향기로 진료하는 수의 보조 전문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 강동구의 한 동물전문 아로마테라피 센터. 이곳에서 만난 반려동물 전문 아로마테라피스트 김지은(가명) 씨는 병원과 협업하여 진료 전·후에 반려동물의 불안 완화와 정서 안정을 도와주는 일을 한다.그녀는 처음부터 이 일을 전공한 건 아니었다. 원래는 사람 대상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하다, 반려동물의 스트레스에 관심을 갖게 되며 이 분야로 전향했다.“사람이 병원을 무서워하듯.. 2025. 5. 23.
법의곤충학자 – 죽음의 현장에서 벌레를 만나다 “시체는 거짓말을 해도, 벌레는 하지 않는다”죽음을 밝히는 가장 작은 목격자가 있다. 오늘은 ' 법의곤충학자 – 죽음의 현장에서 벌레를 만나다'를 말씀드리려고 한다.“시체 주변에서 날아다니는 파리 한 마리가, 죽음의 시점을 정확히 말해줄 수 있어요.”영화나 드라마 속 범죄 현장에서 흔히 보는 장면은 시체 위로 날아다니는 벌레들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혐오의 이미지’로 받아들이지만, 법의곤충학자(Forensic Entomologist)에겐 그것이 증거다.벌레는 냄새와 온도, 부패 과정에 따라 정해진 순서로 시체에 도착한다. 그 순서를 정확히 분석하면 사망 시점, 장소, 이동 여부, 은폐 정황까지도 알 수 있다.나는 법의곤충학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세원 박사(가명)를 인터뷰했다. 그녀는 지.. 2025. 5. 22.
테마장례 디자이너 – 죽음을 디자인하는 사람들 고인을 위한 마지막 무대를 연출하는 직업이 있다. 오늘은 ' 테마장례 디자이너 – 죽음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에 대해 소개해보려 한다. 삶의 마지막 장면, 그 의미를 설계하다“그분이 생전에 가장 좋아하던 건, 고요한 숲과 클래식 음악이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장례식장을 숲처럼 꾸미고, 쇼팽의 ‘이별의 곡’을 라이브로 연주했죠.”장례식 하면 대부분 떠올리는 이미지는 어두운 조명, 검은 옷, 조용한 추모의 공간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엔 전통적인 장례에서 벗어나 고인의 삶과 취향을 반영한 ‘테마 장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이 바로 테마장례 디자이너다.나는 분당에 위치한 한 프리미엄 장례 서비스 업체에서 일하는 이연화(가명) 씨를 만났다. 그녀는 10년 넘게 고인의 마지막 여정을 기획해 온 .. 2025. 5. 20.
우편물 검열관 – 누구도 읽지 말라 했지만 누군가는 읽어야 했다 봉인된 편지 속 위험을 먼저 마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은 '우편물 검열관 – 누구도 읽지 말라 했지만 누군가는 읽어야 했다'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다.세계를 떠도는 작은 위험을 마주하다“편지는 감정을 담기도 하지만, 위험을 숨기기도 해요.”우편물 검열관은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이 쓴 편지를 들여다보는 사람이다.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그 속에 국가 안보, 범죄 단서, 불법 물품이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나는 인천국제공항 국제우편물 센터에서 근무 중인 보안직원 이정훈(가명) 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곳은 매일 전 세계에서 수천 건의 우편물이 도착하고, 그중 일부는 특이 발신처, 의심스러운 형식, 특정 키워드 때문에 정밀 검열 대상으로 분류된다.“대부분은 평범한 소포예요. 하지만 그 0.1%.. 2025. 5. 19.
음식 조각가 – 칼끝에서 피어나는 식재료의 예술 먹는 것을 넘어 감탄하게 만드는 직업이 있다. 오늘은 '음식 조각가 – 칼끝에서 피어나는 식재료의 예술'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채소와 과일에 혼을 새기는 사람“칼 하나면 모든 재료가 살아나요. 무가 국물 재료로만 쓰이는 건, 너무 억울하잖아요?”푸드 카빙(Food Carving). 말 그대로 음식에 조각을 새기는 예술이다. 수박에 섬세한 꽃무늬를 조각하고, 당근을 잎사귀 모양으로 다듬고, 무로 백호를 새기는 작업. 나는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연회장 전속 음식 조각가 김도형(가명) 씨를 만났다.그가 처음 보여준 것은 무로 만든 연꽃이었다. 부드럽게 퍼지는 꽃잎 하나하나가 고운 결을 품고 있었고, 가운데는 얇게 깎은 당근으로 수술을 표현했다.“이거 하나 만드는데 1시간 반 걸렸어요. 무가 너무 잘 부.. 2025. 5. 19.